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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역사 이야기 (BMW )
 
erain [2003-03-19]

독일에는 벤츠를 비롯해서 포르쉐,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가 많다. 그러나 독일을 대표하는 고급 스용차는 뭐니뭐니해도 벤츠와 BMW다.

알프스의 흰 눈과 바이에른의 푸른 하늘이 낳은 세계적인 명차 BMW 는 날렵하고 경쾌한 모습과 뛰어나고 안전한 성능으로 비즈니스맨, 변호사, 건축가, 디자이너 등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동차 왕국인 독일에서 벤츠와 쌍벽을 이루는 BMW는 벤츠보다 훨씬 늦게 태어났지만, 짧은 기간에 벤츠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되었다.

BMW의 처음 목표는 아우토반에서 벤츠보다 작은 엔진으로 벤츠를 앞질러 달리겠다는 것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BMW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것이 6기통 엔진이었다. 벤츠의 엔진은 대부분 6기통보다 힘이 센 8기통 이었는데도 굳이 6기통을 고집하는 BMW는 분명 개성이 강한 차임에 틀림없다. 벤츠가 안전성을 으뜸으로 삼고 있다면, BMW는 무엇보다도 기분 좋은 승차감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BMW는 마치 스포츠카처럼 경쾌하게 달리면서도 전혀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벤츠가 대부분 고급 대형차인 반면에, BMW는 소형과 중형이 많은데, 요즘에는 그 구분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 벤츠의 소형차 190이 등장해 BMW를 위협하는가 하면, BMW 역시 고급 스포츠 쿠페와 대형 세단 7 시리즈를 가지고 벤츠를 정면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하의 메르세데스 벤츠와 쌍벽을 이루는 BMW의 역사는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이에른 모터 제작 회사로 출발한 BMW는, 항공기 엔진과 오토바이를 만들다가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 작은 회사였다. 1927년 처음으로 길이 3m 의 작고 귀여운 네 바퀴 자동차, '딕시'를 만들었지만, 속도가 너무 느려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BMW를 오늘날의 유명한 자동차 회사로 만들어 준 주인공은 1933년에 데뷔한 BMW 315였다. 이차는 시속 100km를 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듬해 탄생한 319는 그보다 빠른, 시속 115km를 기록하였다. 3 시리즈 탄생으로 BMW는 그 어떤 자동차에도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차로 인정받게 되었다. 3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모델 303은 BMW 최초의 직렬6기통 차였다. 303과 뒤따른 309 시리즈를 통해 BMW는 그 유명한 BMW만의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갖게 되었으며, 그것은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BMW의 상징이 되고 있다.

1933년 이후, 독재자 히틀러가 추진한 경제 부흥 정책으로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더욱더 발전했다. BMW는 이때부터 대형 고급 승용차를 만들었는데, 1936년에 탄생한 326은 BMW 최초의 대형 승용차이며, 오늘날에도 그 클래식한 멋으로 이름이 높다. 1945년, BMW는 독일의 패전과 함께 역사에서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자동차 공장은 동독으로 가고, 서독에 남은 것은 전쟁 중에 폭격을 당해 황폐해진 뮌헨의 오토바이 공장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온갖 노력 끝에 BMW 는 1950년 BMW 331 을 내 놓았다. 이것은 이탈리아의 소형차 피아트 토포리노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2인승 쿠페로, 오토바이용 엔진을 얹은 것이었다. 반면 이차는 BMW 의 전통에 어울리지 않아 금세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전쟁으로 무너져 버린 BMW의 자존심을 살려 놓은 것은 1955년 501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세계 제일의 6기통 엔진을 달았으며, 전쟁 전 클래식 모델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닮았다. 최고 속도는 무려 시속 135km 나 되었으며, 비슷한 시기에 나온 벤츠 300과 쌍벽을 이룰 만한 대형차로, 패전으로 고통 받던 서독 국민에게 자동차 왕국이라는 자존심을 세워 주었다.

그러나 사실 패전국이 되어 버린 독일의 대다수 국민들은 고급차를 굴릴 만한 형편이 되지 못했다. 황폐해진 독일에서 필요한 차는 우수한 성능이나 깔끔한 디자인이 아니라, 값싸고 실용적이며 오래 쓸 수 있는 차였던 것이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태어난 차가 바로 '이제타'인데, 이차는 독일 국민이 원하던 차이긴 했지만, 이탈리아의 토포리노에 밀려 그다지 큰 빛을 보지는 못했다.

그 후 300, 600, 700 같은 소형차들이 이제타의 뒤를 이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700은 6년 동안 18만 대가 팔려 BMW의 으뜸가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특히 700 시리즈는 전쟁 후 어려움에 처해 있던 BMW를 오늘날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