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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e Mechanic이 되는 길 - 3
 
erain [2003-03-04]

Race Mechanic이 되는 길 - 3

지난 호에서 필자는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중 고민 끝에 호주를 택해 유학 길에 올랐다고 했었다.
기사가 나간 뒤 많은 사람들이 전화와 메일로 문의를 해 오는 내용이 다른 나라의 경우도 소개해
달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국내에 교육시설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가 미캐닉이 되고자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잠시 소개하고자한다.

당시 필자는 미국의 Russell Racing School에 관심이 많았다.
이 학교는 단기간의 안전 운전 교육(?)부터 1년 간 Racing School Driver 과정까지 여러 코스를 갖추고 있으며 미캐닉 과정(Mechanics Training Program, MTP)도 1년 과정으로 있다.
수업료는 무료이며 자신의 공구를 구입하기 위한 돈을 지불해야 한다. 공구와 이 코스를 위해 필요한 약간의 장비 등을 지급하는데 약 $5000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급하는 물건들의 가격이 실제로 그 이상이라 한다. 재미있는 것은 MTP 코스를 밟는 사람들도 그들끼리 포뮬러를 타는 시팅 타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함은 물론이다. 수업료가 무료인 것은 학생들을 이 학교의 차량들을 관리하는 미캐닉 연수생으로 쓰기 때문이다. 언어의 학습이나 비용면, 내용면에서 추천할 만한 학교이다. 실제로 미국내의 많은 레이스 미캐닉들이 이 학교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Russell Racing School은 ‘ Sears Point Circuit 에 자리잡고 있으며 우수한 학생은 졸업후 학교에서 IRL, CART 혹은 NASCAR 등으로 추천해 주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www.russellracing.com 에 가서 직접 확인해 보면 많은 정보가 있다.

일본에는 필자가 알기로는 3개의 미캐닉 스쿨이 있다. 당시에는 자세한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모르고 학교의 이름만 기억한다. 하지만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이라면 학교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그 학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東京 科藝(과학예술) 專門學校’ ‘京都 디자인 專門學校’ ‘日本 멀티미디어 專門學校’ 가 그것이다.
나머지 2학교는 이름에서 위치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일본 멀티미디어 전문학교’는 오사카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으로의 유학은 아무래도 우리 나라와 가깝고 문화가 비슷하다는 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생활비 면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나라와 일본의 모터스포츠계의 교류 등을 생각해보면 그 만한 투자가치는 있다고 짐작된다. 일본에서 미캐닉 스쿨을 졸업하고 일본내의 레이싱팀에서 활동하고있는 한국인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우리 나라보다 모터스포츠의 선진국이기 때문에 투자가 필요하긴 하지만 배우는 것은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전문적인 ‘미캐닉 스쿨’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우리 나라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레이스 미캐닉’이 되기 위해선 실제 ‘레이싱팀’에 들어가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자동차에 관한 기본지식과 나름대로 ‘레이스카’에 대한 관심은 필수이다.
이 경우, 처음부터 큰 팀에 들어가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팀으로서도 그 개인이 부담될 것이고, 개인에게도 절대 유리하지 않다. 오히려 규모가 작은 팀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
조직의 능력을 개인의 능력이 따라갈 수 없다면 결국은 낙오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한국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오일뱅크 레이싱팀에 들어가서는 가장 화려한(?)시절을 보냈다. 필자가 담당한 차량의 성적을 보면, 97년투어링A 시리즈 우승, 98년 F-1800 1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우승(시리즈 1,2위), 99년 F-1800 시리즈우승.
성적을 보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절이었다. 물론 이것을 이루기 위해 미캐닉들 모두의 땀과 노력이 있었고, 회사의 충분한 지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오일뱅크의 정몽혁 전 사장님의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보기도 하지만 ‘오일뱅크’라는 일개 팀이 어떤 방향으로든 한국 모터 스포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지나치게 이기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미캐닉뿐만이 아니고 모든 직업이 그렇듯이 실제 그 일을 수행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조직내에서 다른 조직원들과 얼마나 잘 융화할 수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캐닉이란 조직은 24시간 중 평균 12 시간 이상은 항상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면 업무의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오일뱅크를 1999년 12월 31일자로 그만두고 2000년 2월 현재 소속팀인 ‘E-Rain'을 창단했다.
필자와 현재 ‘E-Rain'의 대표이사인 이승헌 사장님과 몇몇이 뜻을 합쳐 레이싱팀이 1개가 더 설립된 것이다.
2월말에 일을 시작하고 3월말에 1전이 있었다. 이 한 달이 필자의 인생 중 가장 짧으면서 가장 긴 1달이었던 것 같다. 당시 필자를 포함 미캐닉 3명, 가진 것이라고는 막 나온 따끈따끈한 ‘티뷰론 터뷸런스’ 새차 1대, 차라고 보기는 좀 힘든(?) Formula 1대, 아무것도 없는 60평 창고 1동.
1달간 잠잔 시간이 절대 100시간은 넘지 않았다. 그 기간동안 우리 3명은 창고를 레이싱팀 공장으로 양산 터뷸런스 새차를 투어링A 경주차로, 안 굴러갈 것 같던 포뮬러 F-1800을 클래스에 참가할 경주용 차량으로 작업했다. 아마 다시는 그렇게 일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투어링 A는 하루 연습후 경기에 참가했고 F-1800은 예선이 차량 ‘Shake Down'이 되었다.
성적이 좋았다면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고 역시나 기대에 부응하며(?)성적은 좋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레이스에 있어서 드라이버가 중요한가 미캐닉(차량)이 중요한가.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그 팀의 시스템(경제력 포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훌륭한 미캐닉과 뛰어난 드라이버가 만나 신생팀을 창단했어도 그들이 우승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 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있다.

'E-Rain' 은 이제 겨우 창단 2년을 갓 넘겼다.
나름대로는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올라있다고 생각한다.(절대 여기서 머문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이지만 필자는 미캐닉 들에게 특히 E-Rain의 치프미캐닉 ‘유경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미캐닉들의 능력만을 볼 때 ‘E-Rain'은 결코 타 팀에게 뒤지지 않는다. 아직 E-Rain은 다른 모든 신생팀들과 마찬가지로 시스템을 구축 중인 상태이고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처음 미캐닉을 시작한 사람이 훌륭한 미캐닉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무척 힘든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소속팀의 지원 역시 필수이다.
필자의 꿈이 한국 최초의 미캐닉 스쿨 설립이니 만큼 ‘E-Rain’에서는 미캐닉들에게 끊임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E-Rain이 참가하는 Asian Formula Challenge에 매 경기 4~5명의 미캐닉을 연수 보내는 것도 이러한 지원의 일환인 것이다.
미캐닉이 되려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에게 한번 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절대 처음부터 ‘최고의 팀’을 찾지 않기 바란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하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기 바란다.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성공할 수 있고 남들도 알아줄 것이다. 팀에서의 지원은 그 후에 생각할 일이다.

여태까지는 미캐닉으로서 필자가 걸어왔던 길과 느낀 것들을 주로 써왔다.
이제 필자는 팀 내에서 미캐닉의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어쩌면 좀 더 객관적인 위치에서 ‘미캐닉’이란 직업을 바라볼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마지막으로 E-Rain에서 2년 간 보고 느낀 것을 통해 ‘바람직한 미캐닉’이 되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